오랜만에 글을 쓴다. 조금 전까지 몸이 좋지 않아 작업실에서 20분 정도 눈을 붙이고 왔다. 입사 초기라면 긴장한 상태로 생각하지도 못할 호사다. 계약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나는 다시 어디로 향하게 될지 궁금하고 불안하다. 어느 때부터인지 가족의 생계에 몰두한 채 마음에 품었던 꿈을 하나씩 포기하고, 만나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 단조로운 일상의 패턴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금 내가 마음을 쏟아야 할 것이 있다면 대학원 석사 과정이다. 평화 신학 과정인데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다. 함께하는 사람도 좋고, 배우는 것이 적지 않다. 어떤 과정이든 완벽할 수 없고, 부족한 점이 보이고, 때로는 버겁기도 하다. 그냥 사는 것이 버거워서 중도에 포기하거나 얼른 졸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지금까지 받은 장학금 수혜와 제대로 마침표를 한번 제대로 찍어보지 못한 후회를 이제는 그만하고 싶기에 악착같이 매달리는 중이다. 동기 부여가 처음 시작할 때와 다른 것이 부끄럽다.
이마저도 회사를 옮기게 되면 다시 불확실한 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아일랜드로 가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꿋꿋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며 오랫동안 길을 걷는 사람이 대단하다. 2000년대 제너럴리스트로서 평범한 기술자, 지식노동자, 종교인으로 살아왔는데 막상 주특기가 없으니 나를 상품화하기도 애매하다.
흐릿흐릿한 삶의 길을 언제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일까? 대체 나는 어떤 생각과 가치에 목말라하고 있는가?